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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이란 무엇인가?

2012. 5. 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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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오디오카페 (www.audiocafe.co.kr에서 뽀다구님이 올리신 글입니다. 복잡한 입문서나 책없이 대부분의 고수분 역시 동의하는 스피커의 평가기준을 제시한 명문입니다.

(1) 음상과 음장만 읽어보시면 저 스피커의 가격이 50만원이 정당한가? 를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왜 저 스피커는 150만원인데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라는 것을 알수 있게 해줍니다. 음악과 음질에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순서대로 (1)(2)(3) 이런식으로 읽으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좋다, 저것이 좋다는 말들은 많이하지만 과연 무엇이 얼마만큼 좋은지에 대해서는 참으로 모호하기도합니다. 즉, "소리(볼륨)의 크기"와 같은 정량적인 측정과 평가는 쉬우나 "음질"과 같이 정성적인 것은 그 객관적인 데이타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정성적인 것도 결국은 여러가지 정량적 항목들의 조합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음질"이라는 것도 여러가지 측정 가능한 항목들로 나누어서 이들의 조합으로 나타내 본다면, 상당히 객관적이고도 이해하기 쉬운 것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과 체계가 어느 책엔가에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아직 본 적이 없고, 다만 잡지나 여러 인터넷사이트에서 평론가나 오디오파일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인 음장/음상/해상도/입체감..등등에 관해서 논해본다면 어느 정도는 이 "음질"이라는 것의 정체를 알 수 있지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1년반동안 제가 "나름대로 공부?"와 "귀동냥?"을 통하여 얻은 음질판단의 방법과 기준에 대하여 적어보겠습니다.

이렇게 시작은 제가 해보겠으나, 따로 전기/전자분야를 공부했거나, 오디오파일의 정통적인 수련?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막귀식 청음 느낌과 편법이 난무?할 것입니다. 잘못된 용어의 사용이나 곡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많은 고수님들이 깨우쳐주시고, 또한 좋은 방법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나름대로의 비법이나 기준을 같이 토론했으면 합니다.

(1)음상과 음장을 중심으로

음상과 음장은 스피커의 비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스피커란 "소리를 내는 기계"이므로 귀로 듣기만 했습니다. 즉 단순하게도 소리의 고저와 대소만을 들었던 것이지요. 따라서, 좋은 스피커와 그렇지 않은 스피커의 차이는 별로 없었습니다. 좋은 스피커란 "좀 더 큰 소리를 좀 더 자연스럽게 내는 것" 정도로만 생각되었습니다.

이러면 사람의 귀는 소리측정기계보다 더 못하겠지요. 그러나, 사람의 오감은 들어온 정보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머리속에 펼쳐서 기계와는 다른 "무엇"을 그려낼 수 있습니다.

예로써, 한여름에 북극의 빙하가 나오는 화면을 보고 일순간 팔에 소름이 돋는다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계인 카메라에 소름이 돋는 경우는 못보았으니까요.. ^_^

마찬가지로, "음악"은 "소리"이지만 눈으로도 보고, 가슴으로도 느끼고, 혀로도 맛을 본다면...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입니다.

저는 약 1년전부터는 음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였고, 이때부터는 각 스피커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간단한 예로, 가요를 한 곡 틀어놓고서 가수의 목소리가 어디서 나오는가를 찾아보면.. 보통은 양스피커의 중앙부분에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리는 분명 양 스피커에서 나오지만 보컬은 가운데 가상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것을 "음상"이라합니다. 즉, "어떤 소리의 촛점이 맺히는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악기와 보컬이 등장하는 음악에서는 이러한 음상들이 여러개 존재하게됩니다.

보통 가요는 피아노(키보드)/제1기타/제2기타/베이스기타/드럼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기본인데, 보컬(Vocal)은 가운데에서, 드럼은 좌/우 스피커에 걸쳐서 키보드는 약간 왼쪽에서... 등등 이렇게 음상이 여러개 맺히고 곡이나 녹음/편집에 따라서 차이를 보이게됩니다. 이렇게 여러개의 음상들이 좌우 혹은 앞뒤로 자리잡게되고 이러한 "음상들의 배치로 인하여 생기는 가상의 마당(공간)"이 바로 "음장"입니다.

이 개념을 좀 더 발전시켜보면 각각의 음상들이 나름대로의 크기와 두께(입체감), 디테일(해상도)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두께와 디테일은 2편에서 얘기하기로 하고 우선은 음상의 크기만 보겠습니다.

스피커에 따라서는 앞서 얘기했던 보컬의 음상이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습니다. 책상에 있는 컴용 스피커에서 보컬의 크기를 잘 느껴보면 지름 약10센티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엊그제 들은 트라이앵글 셀리우스202에서는 야신타의 보컬이 약 1.2미터 크기로 보였습니다. 이 음상의 크기만으로 따져보아도 컴스피커와 셀리우스는 "12배의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감나게 느꼈던 경우는, B&W CDM1NT와 7NT를 한자리에서 비교청취 했던 때입니다. 1NT는 스피커스탠드위에 올려져있었고, 7NT는 바닥에 놓여져 있어서 전체 높이는 비슷하였습니다. (앰프는 쿼드606)

이글스의 호텔캘리포니아를, 1NT를 통하여 먼저들었습니다.

보컬은 가운데에서 조금 앞으로 나온 곳에 자리잡았고, 드럼과 기타는 좌/우 스피커 근처로, 약 2미터 이내에서 다닥다닥 붙어 있더군요. 각 음상들의 크기도 30센티 정도로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셀렉터에서 7NT로 바꾸는 순간에... 전 갑자기 몸을 날릴뻔 했습니다. 1NT의 좌측 스피커스탠드 끝부분에 달려있던 드럼이 갑자기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것 받아낼라고..)

드럼의 음상이 30센티 크기로 좌측스피커의 왼쪽편에 있다가, 7NT로 바뀌는 순간에 7NT의 좌측스피커 하단에 있는 포트 부위로 옮겨졌기 때문에.. 이것이 제 눈에는 마치 드럼이 약 1미터 높이의 스탠드 위에 있다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으로 보였나봅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1NT에서는 약30센티 크기의 음상들이, 좌우폭2미터 정도의 음장안에 존재합니다. 7NT에서는 약60센티 이상의 음상들이, 좌우폭4미터 정도의 음장을 이루었습니다.

1NT는 약 140마넌, 7NT는 220마넌 정도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음상과 음장의 배치나 크기가 달라지는데서 오는 임장감(현장감?)과 스케일감 감동의 크기는 2배이상이라 생각합니다.

즉, 이런 관점에서 1NT와 7NT의 가격을 책정한다면, 1NT가 140마넌이면 7NT는 280마넌이 되어야 적당하겠지요. 제가 7NT가 가격대비 성능이 훌륭하다고 했던 이유도 이런 판단기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입체감/해상도/굵기/무게감.. 등등에 대해서 더 분석하다보면 트라이앵글의 셀리우스202를 제가 왜 그리도 뽐뿌질?을 해대는지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을것입니다.

하옇튼, 이렇게 각 음상이 적절히 분리되어서 각자의 소리를 정확하게 내주고, 이러한 각자의 음상에서 나는 소리가 잘 어우러져서 마치 연주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는, 어떤 평론가가 말한 "입체적 연주에 둘러싸인 즐거움"을 만끽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음상과 음장의 존재가 잘 느껴지지 않는 스피커도 꽤 많습니다.

제 혼잣말로는 음상과 음장이 잘 느껴지는 스피커는 "음장파", 그보다는 굵기와 무게감에 비중을 두는 스피커를 "무게파?"로 부르기도 하는데요,

일전에 들었던 미션782에서는 음장이 도무지 분리가 되질 않았습니다. 튜티의 오케스트라샘플러를 들어보았는데, 각 악기군의 음상이 가운데에 몽창 몰려들어서 소리가 섞여버립니다. 이것은 굉장히 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각 악기군의 소리를 따로 들을 수도 있고, 또 이것이 조화를 가져올 때 오케스트라의 맛을 느낄 수 있는데, 가운데에 다 뭉쳐버리면서 바이올린소리도 아니고 첼로도아니고 금관악기의 소리도 아닌 이상한 소리가 가운데서 나오는 것입니다.

만약, 음질의 판단기준이 "음상과 음장"뿐이라면 미션782는 컴 스피커보다 못한 스피커가 되버립니다.

그러나, 미션782는 "음장파"가 아닌 "무게파"라 생각됩니다. 음의 무게감은 상당했으므로 만약 무게감만을 기준으로 가격을 본다면 그 이상이 될 것입니다.

인켈 SH850과 탄노이 Mx1의 차이도 이런 것을 잘 보여줍니다. (일전에 질문과 답변란에 쓴 적이 있습니다)

SH850의 소리는 폭 3미터까지 뻗치면서 음장이 넓은 듯하나 음상이 좌/우 스피커 사이에 모두 몰려있어서 실제적인 음장은 불과 1.5미터라 판단했습니다.

이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음장"은 맨 바깥쪽이나 맨 뒤쪽의 음상까지가 음장이고, 소리가 뻗친다 싶은 것은 음장이 아니라 "음의 범위" 정도로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SH850이 3미터내에서 가운데 부분에 약간씩 겹쳐진 음장이 3~4개로 보인데 비하여, Mx1은 좌우 스피커를 벗어나서 약2미터 폭의 음장을 이루었습니다. 음상들은 상당히 뚜렷하고 각각 떨어져서 음상들 제각각의 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음상과 음장의 기준만으로 판단한다면, SH850이 25만원정도라면, Mx1은 35만원은 해야합니다. 가격은 가게 주인한테 물어보니 SH850은 22만원, Mx1은 28만원이라 하더군요.

그러나,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음장과 음상만이 판단의 기준이 아니므로, 소리의 굵기나 무게감이 앞서는 인켈SH850의 가격은 적당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굵기와 무게감만 가지고 비교한다면 SH850은 위 미션 782에 비견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저는 200만원 정도의 톨보이스피커를 종종, 그리고 강력히 추천했습니다. 그 이유를 이제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격이 올라갈 수록, 북셀프에서 톨보이로 갈 수록 일반적으로 음상이 많이 나타나고 음장도 넓어집니다.

외산 50만원 정도의 북셀프에서는 미니 음상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거나 뭉쳐버리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표현이 됩니다. 100만원대의 톨보이에서는 이 음상이 커지긴 하는데, 보통은 저음부분의 음상크기만 확대되는 기현상?이 생깁니다.

보통 초보분들은 저음을 크게 때려주는 것에 상당한 비중을 두게되므로 50마넌 북셀프와 100만원 톨보이에 굉장한 격차를 느낄 수 있지만, 음상과 음장을 기준해보면 100만원대 톨보이는 참으로 어중간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에도 추천한 것이.. 입문기로 외산 50마넌 북셀프를 쓰시고, 다음 업할 때는 바로 200만원 정도의 톨보이를 권했던 것입니다. 200만원을 넘어서면서부터 음상과 음장의 표현이 어느정도 균형을 이루고 또 클래식 대편성의 악기군의 표현이 웬만큼 가능하게 됩니다.

또 한번 트라이앵글의 뽐뿌질?을 해보자면.. 다른 브랜드는 이렇게 200만원을 넘어서야 음장이 어느정도 폼?을 잡는데 비하여 트라이앵글은 제리우스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개인적이고 막연한 기준이기는 하지만, 음상과 음장이 형성되기 위한 하드웨어적인 조건은 3웨이 3스피커부터라 생각합니다. 물론 고가의 2웨이에서도 가능하지만, 여러 스피커를 볼 때 대체적으로 그러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종합하여, 지금까지 저의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막연한 생각은, (물론, 음상과 음장의 기준으로만 볼 때 입니다.)

* 200만원 이상의 톨보이스피커로써, 3웨이 4스피커인 것 * 표현이 좋은 스피커를 많이 가진 브랜드로는 Triangle, B&W, ProAC, LINN, Infinity... 등등입니다.

허나, 이것은 아주 막연하고 개인적이 느낌이며, 브랜드도 시리즈마다 굉장히 다른 소리를 내는 것이 많고, 2웨이로도 훌륭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기준은 약 50% 정도만 맞는 것이라 생각하니, 혹 곡해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상과 같이 스피커는 각자의 특징과 가격에 따른 차이를 많이 가지며, 좀 더 깊이 들어가보면 앰프나 CDP의 조합에 따라서도 음상과 음장이 변하기도 합니다.

아직 소스기기(CDP,DVDP)를 바꾸면서 비교해본 경험이 일천하므로, 이에 대한 경험이나 비교치를 갖고 계신 분께서는 경험담을 얘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여튼, 제가 느낀 점들을 써보았는데, 많은 분들이 각자 느끼신 점이나 기준을 더 적어주신다면 이것이 쌓여서 훌륭한 데이터베이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해상도와 입체감

세부적이고 입체적인 표현의 정도를 나타내는 말들로는 해상도, 입체감, 깊이감, 분리도 등등이 있을 것입니다.

이 네 개의 단어는 언뜻보면 비슷하게 생각됩니다. 즉, 1편에서 얘기했던 음상들이 더 많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면 해상도/입체감/분리도가 좋은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이 말들의 뜻은 분명히 다르고, 이 차이점들이 스피커들간의 미묘한 차이를 구별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어떤 스피커에서는 바이올린의 주된 리듬이 또렷하기는 하지만 현의 미세한 긁힘이나 통울림까지는 느껴지지 않는 반면, 다른 스피커에서는 주 리듬은 이만큼 또렷하지는 않지만 현의 긁힘이나 통울림 소리까지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차이를 단지 "입체감이나 해상도가 비슷하게 좋다"는 한마디로 나타낼 수는 없습니다. 분명히 다른 것이지요. 바로 이러한 것이 해상도와 입체감, 깊이감과 분리도가 다르게 해석되고, 또 판단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먼저 네 단어의 뜻을 나름대로 정의해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이하, 개인적인 기준임)

* 해상도 : 어떤 음상 하나에서 나타나는 디테일한 표현의 정도
* 입체감 : 음상 하나의 뚜렷한 정도
* 깊이감 : 앞쪽 음상과 뒷쪽 음상간의 거리가 먼 정도
* 분리도 : 음상들이 겹치지 않고 좌우 또는 상하로 분리되는 정도

쉬운 예로, 음상을 공(야구공,축구공..)에 비유해보겠습니다. 곡이 연주되고 공(음상) 여러개가 공중에 떠 오릅니다. 가운데 있는 야구공(바이올린 독주)을 잘 보니, 표면의 가죽질감과 실밥까지 표현이 됩니다. 이것은 해상도입니다. 즉, 어떤 음상 하나의 표면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의 정도가 "해상도"입니다.

"입체감"이란 것은, 야구공이 공중에 떠 있을때, 아래쪽과 빛의 반대쪽에 그림자가 생겨서, 야구공이 3차원적인 두께(Mass)를 가진 것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미술시간에 석고상의 음영표현 그리는 것~)

이것을 음에 적용해보면 "소리의 촛점이 뚜렷한 정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이 입체감입니다. 입체감이 낮은 것은, 3차원적으로 두께를 가진 공이 아니라 접시같이 납작한 원반으로 느껴집니다.

가끔 제가 "그림자가 질 정도의 선명한 입체감"이라든가, "두께가 10센티 정도로 선명한 매스감..."이란 말을 쓰기도 하는데, 바로 이 입체감을 표현한 것입니다.

"깊이감"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음상들간의 앞뒤 거리에 의해서 공간의 깊이가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깊이감"입니다 (아래에 더 고차원적인 깊이감이 또 나오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 좌우 스피커 가운데 바이올린의 음상이 맺히고, 바로 그 10센티쯤 뒤에 드럼의 음상이 맺힌다면, 깊이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5~6미터쯤 뒤에 드럼의 음상이 맺힌다면, 상당한 공간의 깊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분리도"는 좌우 또는 상하로 음상들이 서로 붙어 있느냐, 떨어져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분리도가 낮으면 어떤 음상(야구공)과 다른 음상(배구공)이 달라붙어버려서, 이렇게 붙은 부분은 야구공도 배구공도 아닌 이상한 것이 되버립니다. (뉘앙스의 차이를 설명할려니 힘드네요.. )

이제, 일전에 적었던 프로악(Tablette2000)과 트라이앵글(Antal202)의 비교 청취시 느낌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두 모델 모두 일반 스피커들에 비하면 해상도나 입체감이 좋다고 하는 것들이지만 두 스피커의 우열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타블렛은 상/하/좌/우로 음상이 잘 분리됩니다(분리도 높음). 하지만, 음상의 앞뒤 거리 차이는 앙딸보다 더 작습니다 (깊이감 더 얕음).

그런데, 음상 하나하나의 표면에서 느껴지는 디테일(해상도)과, 뚜렷하게 촛점이 맺히는 정도(입체감)에서는 특이한 경우를 보였습니다.

즉, 앙딸은 멀리의 북과 팀파니는 또렷한 음상이 맺히지않아서 테두리가 불분명한 희미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중간의 금관악기는 이보다 선명하기는 하나 아주 디테일한 뉘앙스까지는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맨앞의 현악에서는 또렷한 음상과 상당한 디테일을 보였습니다.

타블렛은 대부분의 음상들이 앙딸의 중간정도에 해당하는 또렷함이나 디테일을 평균적으로 가집니다.

그러면, 각 항목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여.. 평균하여 두 넘이 비슷한 성능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음색은 다르지만, 두 넘 다 비슷한 해상도와 입체감을 보인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러한 차이를 구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뚜렷하고 선명하고 디테일하다고 좋은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바로 전에 사용기에 적었던 원경/중경/근경의 3 Layer 개념이 여기서 나옵니다.

그림을 그릴 때, 멀리있는 산(원경)은 약간 뿌옇게 안개에 가려지면서 대충 삼각형의 느낌을 주고, 그 산에 나무가 있는지 돌이 있는지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뒷산(중경)은 전체적인 삼각형 모양은 뚜렷하게 보여주지만, 나무나 바위는 대략 그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까지만 표현해줍니다.

근경인 집과 앞마당에서는 지붕의 기와나 앞마당에서 놀고있는 강아지의 콧수염까지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두께 1미리도 되지 않는 종이그림에서 수키로미터의 먼산을 느낄 수도 있게하며, 앞에 있는 강아지의 귀여운 모습에 마음이 포근해질 수 있는 감흥을 주기도 합니다.

앙딸이 무조건 뚜렷하게 음상을 표현하지않고, 경우에 따라 선명함이나 또렷함의 정도를 달리하여 차례로 깊어져가는 3단계의 Layer(층)를 표현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먼산의 소나무나 앞마당의 소나무나 똑 같이 그린 국민학생의 그림을 보고 고차원적인? 그림이라고는 하지않습니다.

이로써 앙딸이 타블렛2000보다 비싸야되는 이유가 명백해집니다. (물론 다른 차이점도 더 있지만..)

몇일 전에 올린 적이 있는 셀리우스202와 캐언의 조합에서는 악기군별로 층층이 멀어져가는 3개 이상(3~5)의 Layer 느낌과 맨 뒤의 드럼이 7,8미터는 됨직한 깊이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눈앞에 오케스트라가 펼쳐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강조하는 것을 잘 해야하지만 때로 물러날 줄도 아는 것이, 무조건 나서기만 하는 것보다 "한 차원 높은 경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성격이 모두 다르듯이, 스피커에도 성격이 있습니다. 해상도, 입체감, 깊이감, 분리도..이런 단어들은 바로 스피커의 성격을 표현하는 말들입니다. 일반적으로, 북셀프와 톨보이는 음상의 수와 음장의 넓이에서 차이가 납니다. 중급의 톨보이와 고급 톨보이는 해상도/입체감/깊이감/분리도에서 차이가 납니다.

입체감이 더해질 때마다, 또는 깊이가 깊어질 때마다 스피커의 가격은 조금씩 올라갑니다. 사용자가 이러한 차이를 많이 느낄수록 스피커의 가치도 높아집니다. 당연히.. 음악의 감동도 더 커집니다.

(3)균형감과 무게감

이번에 얘기할 용어들은 균형감/무게감/굵기/펀치감 등등으로, "스피커의 주파수대별 재생특성"에 관련된 것들입니다. 1편, 2편에서 말했던 용어들인 음상/입체감/해상도..등등은 대부분 "음상"을 기본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이 "눈으로 보기"에 해당한다면, 이번 용어들은 "귀로 듣기"(가장 오디오적인 것?)와 "피부로 느끼기"에 해당합니다. 먼저, 제가 생각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 균형감 : 고음~저음의 전 주파수영역을 청감상 고르게 재생하는 느낌
* 무게감 : 음이 가볍거나 무겁게 느껴지는 것
* 굵 기 : 어떤 주파수대에서 음이 가늘거나 굵게 느껴지는 것
* 펀치감 : 힘있고도 빠르게 전달되는 음의 느낌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고음부나 저음부가 어느정도의 음높이인지를 규정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저는 5단계 분류를 사용합니다.

* 고 음 부 : 1Khz이상
* 중고음부 : 700hz~1khz
* 중 음 부 : 300hz~700hz
* 중저음부 : 100hz~300hz
* 저 음 부 : 100hz이하

이상은 정확한 주파수는 아니고 저의 주관적이고도 개략적인 느낌입니다.(표준 "다(Do)"는 315hz입니다) 보통, 고/중/저음의 3단계로 나누지만, 그 사이에 낀 중고음/중저음이 상당한 느낌과 뉘앙스를 좌우한다는 생각에 5단계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초고음부(20khz이상)와 초저음부(30hz이하)가 있긴하지만 여기서는 제외하겠습니다.

이제 하나씩 예를 들어가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1) 균형감

"균형"에는 여러가지 균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좌우의 균형, 앞뒤의 균형, 부피와 무게의 균형..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고자하는 "균형감"은 "고음에서 저음까지의 전 주파수 영역을 고르게 잘 재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청감상의 느낌"을 말합니다. 즉, 저주파수는 그 에너지나 파장의 크기가 고음에 비해 훨씬 크므로 물리적인 에너지의 균형이 아니라 사람의 귀로 듣는 느낌상의 균형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주로, 이런 균형감은 모든 악기가 한번에 연주하는 대편성 총주부분에서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각 스피커에서 비교해보면 어떤 것은 고음이 튀고, 어떤 것은 저음이 더 묵직하고.. 등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음지향형 스피커다, 저음지향형이다 하는 말들을 하기도 하는데, 저는 이러한 총주에서 고음부분이 뚜렷하게 구분이되면서 뻗어주는 것이 고음지향형 스피커, 고음은 묻히지만 저음이 묵직하고 넓게 자리잡는 것을 저음지향형으로 생각합니다.

KEF, Mission, Yamaha의 경우, 고음이 많이 묻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즉, B&W나 Triangle에 비하면 고음부가 상당히 흐릿하고 잘 느껴지지 않아서 "답답한 넘"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KEF, MISSON이 균형잡힌 것이고, B&W나 Triangle은 "고음이 쏘는 넘"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다른 항목들 보다는 이 "균형감"이 사람에 따른 오차(판단 기준)가 가장 큰 항목이라 봅니다. 제 기준으로서는 Triangle, B&W, ProAC 등이 가장 균형감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유의해야할 것은, 위 느낌은 대체적으로 브랜드별 음색의 특징에 따른 것이고, 같은 브랜드라도 레벨별/시리즈별로 특색이 다르므로, "어떤 브랜드는 어떠하다"고 막연하게 고정관념화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이미 그렇게 되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때로, 균형감을 "음상"처럼 시각화하여 기억하기도 합니다. 즉, 직사각형을 하나 세워놓고 이것을 다섯개의 칸으로 위에서부터 균등하게 배분합니다. 맨 윗부분이 고음, 그 다음이 중고음...맨 아랫부분을 저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역대별 밀도감(꽉 차는 느낌)을 이 각각의 사각형에 채워보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여, 고음이 적당하면 맨 위쪽 칸이 딱 맞게 들어차고, 넘치면 이부분이 늘어나서 역 사다리꼴이 됩니다.

판단할 때 느끼는 방법의 차이로는, 1,2편의 음상/입체감/해상도.. 이런 것들은 하나하나의 음상을 보면서 느끼고, 균형감은 전체 소리를 한번에 느끼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제가 쓰고 있는 Dynaudio의 오디언스42는 고음은 웬만큼 맞게 들어차는 느낌이고 중음이 약하여 오목해집니다. 중저음과 저음은 너무 넘쳐서 아랫부분만 볼록해집니다. 즉, 균형잡힌 직사각형이 아니라 찌그러진 삼각형 비스무리하게 되어서 모양이 균형잡히게 보이질 않습니다.

시각적으로 균형잡힌 도형이 이쁘고 안정감있게 보이듯이, 음역대별로도 균형잡히게 잘 재생해주는 스피커의 음은 안정감있고 조화로운 느낌입니다.

다른 것들로 기억에 남는 것은, JBL LX2005는 중고음 칸이 약간 비는 느낌을 받았고, KEF Cresta3에서는 중저음과 저음이 많이 비었습니다. Audio pro의 Avantek-One은 저음이 비어있습니다. (물론 북셀프의 한계이겠지만~)

LINN NINKA는 특이하게 고음성분이 젤 많고, 아래쪽으로 내려갈 수록 밀도감이 약하여 역사다리꼴의 형태로 기억됩니다. 모던쇼트나 엘락은 중저음과 저음이 강조되어 이와는 반대로 정사다리꼴 모습을 갖게됩니다.

결론적으로, 균형감이 좋은 스피커는 대편성의 총주부분에서 "고음~저음의 각 성분을 알맞게 뿜어주어서 어느 한편이 강조되지않고 잘 조화되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따라 트라이앵글은 저음이 형편없고, 보스나 JBL 정도의 저음이 맞는 것이다는 사람도 있는데, 만약 이렇게 대편성 총주부분을 기준해서 여러가지 스피커를 놓고 비교해본다면 B&W/Triangle/ProAC이 그중 가장 비례감이 좋고, 중간지점에 있다는데에 동감하지 않을까합니다.

(2) 무게감, 굵기와 펀치

무게감은 펀치감과 마찬가지로 주로 저역대에서 많이 느끼게 되는데, 중역~고역대에도 무게감이나 굵기가 존재합니다. 다만 저역에 비해서 느끼기가 어려울 뿐입니다.

저의 경우는, 가슴부분을 "민감한 저울의 판"이라 생각하고 여기에 다가오는 음의 무게를 잘 측정해봅니다. 근데 욕심만큼 민감한 저울이 못되어서, 그냥 5단계 척도로만 분류합니다. 즉, "아주 가벼움 - 약간 가벼움 - 보통 - 약간 무거움 - 아주 무거움"의 5단계로 놓고 그 스피커가 어느 단계의 무게를 가지는지 느끼는 것입니다. 미묘한 차이를 가지는 스피커를 비교할 때는 각 5단계 사이의 척도까지 동원하여 9단계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특이한 경우는, JBL LX2005와 Triangle Celius202의 비교입니다.
보통, 저역은 JBL이 더 좋다고 합니다. 셀리우스가 LX보다 더 비싼 것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저역의 무게감이 LX2005는 상당히 가벼웠습니다. 부피는 있었지만 무게는 허풍산이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셀리우스의 저역은 비슷한 부피지만 무게가 더 있었습니다.

잘 구분해야할 것이, 부피(굵기)감과 무게감입니다. 위의 (1)균형감에서 말한 도형의 면적이 부피감이고, 무게감은 가슴의 저울판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서 LX2005와 Celius는 저음의 부피는 비슷하지만 셀리우스가 더 무게감이 있다고 말합니다.

펀치감은 굵기나 무게감과는 구별이되는데, 주로 중역~저역대에서 느껴지는 것으로서 "무게감과 반응속도의 복합적인 느낌"이라고 정의해봅니다. 즉 중음~저음이 빠르고도 묵직하게 전달될 때 마치 권투에서 펀치를 얻어맞는 느낌과 비슷하다하여 "펀치감"이라 말하는 것 같습니다.

간혹 외국잡지에 보면 "Kick Punch"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저음역에서의 펀치를 구별하여 말하는 것 같습니다. 즉 "아래쪽 주파수대의 펀치감"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지요.

비슷한 가격대에서 본다면 JBL, 모던쇼트, 엘락 등이 킥펀치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의 명기라고하는 B&W의 노틸러스 801은 저음이 풍성하고 무게감은 있으나 킥펀치는 별로인것 같습니다. 저음용 우퍼가 15"나 되는 큰 것이어서 그런지 꼭 반박자 뒤에 저음이 따라오는 듯한 느낌 때문에 시원스러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그 아래 기종인 노틸러스 802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즉, 저음의 양은 801만큼 않되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균형잡힌 느낌이고, 우퍼가 그보다 작아서 반응이 빠르므로 펀치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좋은 것입니다. 최상위 기종인 시그너쳐800에서는 정말로 오디오적 쾌감을 느끼게하는 저음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3) 조여짐, 테두리, 쏜다는 것...

"조여진듯한 저역"이라는 말은 이렇게 해석해봅니다.

저음의 대표적인 예로 북소리를 들어보면, 초기 타격순간의 음은 중저음이 많이 포함되어있고, 이어지는 가죽의 진동과 통울림은 풍부한 저음성분, 마지막 여운과 잔향은 밀도감 낮은 저음으로 되어있는데, 중간부분 소리(가죽의 진동)에서는 저음이 넓게 음장을 형성하면서도 저음의 입자가 꽉차는 듯하게 공간을 메워야하고, 뒷부분 소리인 잔향에서는 살짝 비치면서도 이어지는 다른 소리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합니다.

이때 중간부분 소리가 넓게 쭉 뻗질 못하고 가다가 중지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마지막 잔향도 조금 만 더 길게 뽑아주면 좋겠는데, 역시 끊어버리는 느낌이 오기도 합니다. 이것이 "조여진 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푹 퍼진 저역"은 타격순간의 중저음 성분이 없고, 잔향이 길게가는 것이라 봅니다. 이러면, 명료하지못하고 꼬리가 긴? 저음때문에 반응이 느리게도 느껴집니다.

그래서 무조건 반응이 빠르고 울림을 끊어버리는 것이나, 무조건 풍부하고 길게 가는 것이 좋지 않습니다. 알맞은 중간 점이 좋은데 그렇게 하기란 기술상 쉽지않습니다. 만약, 둘중 하나를 택하라면 저는 "조여진 저역"을 택하겠습니다.

온쿄 리시버의 특징이 바로 "조여진 저역"이라 생각합니다. 강력하고도 풍성한 저역을 선호하는 사람은 온쿄의 앰프류들을 별로 선택하지 않습니다.

"테두리가 선명하다" 또는 "불분명하다"는 말들도 많이합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저음의 테두리나 명확성은 "중저음"이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위에서 예를 들었던 북소리에서 초기 타격순간에는 중저음이 나오게 되는데, 중저음의 재생력이 약한 스피커에서는 북소리가 나긴나는데 뚜렷이 구분되지 않고 붕붕거리는 듯한 소리가 됩니다.

1편에서 말했던 음상에서 북소리의 음상을 생각해본다면, 중저음이 동반된 북소리는 그 음상의 모양이 뚜렷해집니다. 바로, "테두리가 선명한 음상"이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중저음이 없어 음상이 뚜렷하게 형성되지 않고, 잔향이 길게되면 "푹 퍼진 듯한 소리"가 됩니다.

데논 리시버들이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런 것입니다. 저음이 풍성하고도 무게감 있긴한데 테두리가 선명하지 못하고, 저음의 꼬리가 길어서 약간 퍼져버린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야마하 리시버는 해상도도 높고 저음의 테두리도 선명합니다. 저는 야마하와 마크레빈슨의 저음부분은 그 꼴이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각지고 딱딱한 듯한, 테두리가 선명한 저음이기 때문에 그 모양은 비슷합니다. 그러나 차이점은 "무게"에 있습니다.

마크레빈슨의 저음은 마치 바위에 얻어맞는 듯한 느낌이고, 야마하의 저음은 블록(속이 빈)에 맞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두 넘다 단단하고 테두리 선명한 저음이어서 맞아도? 기분좋습니다.

굳이 구별하자면 야마하는 때로 정신없이 쏘는 듯한 고역이라 느낄 때가 있는데, 마크레빈슨은 무게감,해상도를 갖춘 고역을 내면서도 산만하게 쏜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테두리"를 말하면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서브우퍼(Sub Wooper)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트라이앵글의 Horizon Sub를 들을 때였는데, 가슴의 저울판이 고장나버렸습니다. 다른 것은 "무겁다", "가볍다".. 이런 정도였는데 이 넘은 가슴을 뻥 뚫고서 등 뒤로 나가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허~참..!!)

즉, 보통의 서브우퍼들과는 다르게 중저음 성분이 제법 포함되어있었고, 직방형으로 반응속도가 빠르므로, 굉장히 테두리가 선명하고 펀치감있는 저음을
형성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섭우퍼로서는 이 넘을 제일 많이 추천했는데, 바로 이러한 이유입니다. 다만, 다른 스피커와의 조합적인 면을 고려할 때, 중저음이 많은 프론트와 매칭이 된다면 중저음부의 중첩에 따라 이 부분만 비대해지거나, 음색이 다른 두가지 소리가 나는 상황이 되버릴 수 있으므로 이것만 조심하면 될 것 같습니다.

"쏜다"는 표현도 많이 나오지요.

여기서 중고음의 역할이 나타납니다. 바이올린은 높은 음역을 담당하는 악기이지만 고역만 나오지는 않습니다. 통울림의 소리는 중역으로 느껴지고, 현의 마찰에서는 상당한 고역도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악기나 음성은 여러가지 주파수의 복합으로 이루어진 것은 다 아실 것입니다)

그래서, 고음성능을 좋게한 스피커에서는 "뚜렷한 고음"을 느낄 수는 있지만, 중고음이나 중음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면 "쏘는듯한 느낌"을 받게됩니다. (아래 4번 "하드웨어와의 관계"에서도 나옵니다)

JBL이 보통 고역이 많이 강조되어있습니다. 여기서 피리소리를 들어보면 피리의 통울림이 너무 약하고 삐~익하는 고음부만 강조되어서 굉장히 쏘는 느낌을 많이 받게됩니다.

저역의 풍성함으로 고역의 쏘는 느낌이 어느정도 커버되기는 하지만 잘못하면 고음은 쏘고, 저음은 필요이상으로 강조된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너무 깔끔함만을 지향하여, 때로는 왜 이렇게 깔끔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되묻게 되는 스피커도 있습니다. LINN NINKA가 그랬습니다.

이렇게 중고음이나 중저음은 음의 느낌들 중 여러가지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입니다. 제가 주파수대별 음의 분류를 단순히 3단계로 보지않고, 5단계로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중저음이나 중고음은 축구에서의 미드필더와 같이 굉장히 중요한 포지션인 것입니다.

나아가서, 모든 주파수대별 재생력의 균형을 잘 맞춘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며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4) 하드웨어와의 관계

고음부를 담당하는 트위터는 메탈 돔(Metal Dome)과 실크 돔(Silk Dome)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메탈은 굵고 뚜렷하며 쭉 뻗어주는 듯한 음색을 가지며, 실크는 부드러우면서도 선명하고 메탈보다는 가는 소리입니다.

우퍼 유닛에서는 폴리에스텔이나 케블러 등 합성섬유질로 된 것들은 묵직한 음을 내고, 페이퍼콘은 가벼우나 부드러운 음을 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 외에 여러가지 물질을 코팅하여 또 다른 음색을 만들어 내기도 하더군요.

이런 것들은 개략적인 느낌이고, 가격대나 네트워크 설계에 따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저음부에서 반응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지름이 작은 유닛 여러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보다 깊은(낮은) 저음을 내는 데는 지름이 큰 우퍼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래서 반응이 빠르고 테두리가 선명하면서도 깊은 저음을 낸다는 것이 참 어렵고 이율배반적인 것입니다.

지금의 멀티채널에서는 저음부를 서브우퍼에 맡기게 되므로 이런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서브우퍼와 프론트에서 음의 연속성과 음색의 통일을 기하는 것이 또 다른 숙제가 되버렸습니다. (산 넘으니 강 만나네~)

"네트워크 크로스오버"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음용 트위터, 중음용 우퍼, 저음용 우퍼로 가는 신호를 주파수대별로 잘라서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데, 보통 스펙에 표시됩니다.

즉, "크로스오버 1khz, 400hz"하는 식인데, 해석해보면 고음용 트위터로 가는 신호는 1Khz이상이고, 중음대가 1khz~400hz, 저음용 우퍼로 가는 신호가 400hz이하라는 뜻입니다.

유의해야할 것은 트위터로 가는 고음 신호가 1khz 이상이라해서 칼로 베듯이 999hz까지를 중음 우퍼로 보내고, 1kh이상을 트위터로 보낸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경우, 보통은 약900hz까지의 신호는 100% 중음 우퍼로 보내주고, 910hz의 소리는 90%를 중음 우퍼로, 10%로는 고음 트위터로 보냅니다. 920hz의 소리는 80%를 중음우퍼로, 20%를 고음 트위터로 보냅니다.
....
이런 식으로 하여, 약 900hz~1100hz사이의 소리는 트위터와 중음 우퍼가 공유하게 됩니다.

이것은 중첩되는 부분이 경사를 가지는 "선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설계에 따라서는 이 그래프가 완만한 선이냐 경사가 급한 선이냐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800~1,200hz와 같이 중첩되는 부분을 많게 하면서 완만한 그래프가 되도록 할 수도 있고, 950~1,050hz 정도로 크로스오버가 급하게 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완만한 경우에는 풍부하고 밀도감 높은 "윤기있는 고음"을 들려주긴하나 선명하고 깨끗하지 못하게 됩니다. 급한 경우에는 선명하고 또렷한 음을 얻을 수는 있으나, 허전하고 메마른 "쏘는 소리"가 됩니다.

이 역시 앞에서 말한 이율배반적인 말이 되버리는데요, "풍부하고 밀도감 높으면서도 선명하고 깨끗한 소리"는 그래서 얻기 어려운 것입니다.

자동차에서도, 이런 이율배반적인 것이 바로 '서스펜션"이지요. 코너링시 안정감있게 받쳐줄려면 딱딱해져야 하는데, 그러면 안락하고 푹신한 승차감을 줄 수가 없습니다. 그 반대로 하면 코너링시 휘청거리게 되죠.

오디오에서도 이런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이 존재하고 있고, 아이러니컬하게도 사람들은 그 어려운 부분에서 많은 것을 기대합니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결국 첨단 기술과 많은 물량의 투입, 즉 "비싼 가격"인 것같습니다. (저 같은 서민은 가격하락을 기대하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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